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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에세이

그 이름의 연가

                                                                           명드보라

한동안 고통스러운 의문이 있었습니다. 대부분 사랑이 끝나면 그를 만나기 전의 닫혀진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사랑을 할 때는 그 대상을 닮습니다. 그의 한 마디 말 억양 표정 눈빛 심지어 침묵까지 깊이 새겨져서 그 사람 외에 다른 것은 없습니다. 그에 대해 모든 것이 궁금하고 알아도 다 아는 것 같지 않고 금방 만나고 헤어져도 보고 싶고 기다리다 화가 나곤 하지만 세상을 향해 자신을 열어놓습니다.

Renel Howe의 “인간은 사랑을 위해 만들어지고, 사물은 사용되기 위해 만들어졌다” 라는 어구를 “사람의 필요와 하나님의 행하심”이라는 제목아래서 보았을 때, 이 한 줄의 인용구에서 사람에게 부족한 것, 살아있는 동안 결핍을 느끼는 것, 없으면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닌 것은 ‘사랑’이라는 것입니다.

얼마 전까지 집 근처 과일 전에 이런 푯말이 걸려 있었습니다. “나무에서 익은 열매”
날씨가 더워 쉽게 상하는 탓에 덜 익은 과일을 따다가 진열하면 며칠 진열대에 있어도 썩지않기 때문에 좌판에 설익은 과일들이 즐비합니다. 그러나 원래 그 과일의 깊은 맛을 누릴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나무에서 익은 열매를 따온 날은 “나무에서 익은 열매”라는 간판을 반짝 걸어두면 사람들이 그걸 열심히 사갑니다. 그 중에 두리안은 열대 지방에서 과일의 왕으로 불리웁니다. 보기엔 그 속에 무슨 먹을 것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가시모양의 갑옷을 입어서 벗기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껍질을 밖에서 보았을 때 코코넛처럼 단단해 보이나 나무에서 충분히 익은 두리안은 그 철갑 같아 보이는 껍데기를 스스로 벌리고 냄새를 한없이 풍깁니다.
    
우리는 좌판에 진열되어 교회와 후원자들에게 선택을 받는 열매들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매년 열매를 제철보다 한 발 먼저 찾고 선별 하는 쪽과 사랑하는 포도나무의 잘 익은 냄새와 맛을 혈관과 경험과 시간으로 과육을 만들지 못한 채 설익은 포도송이로 진열되어 포도로 불리워지는 것입니다.  

민속 무슬림들에게 “shame and authority”라는 문화가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나쁜 일이 아니면 그 일을 자행 하고도 들키지 않으면 죄가 되지 않으며, 잘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들켰을 때 인격적 손상을 입지 않게 해주어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죄와 선의 이분적 분별이 아니라 과일에 빗대어 “익은사람” 혹은 “덜 익은 사람” 이라 부릅니다. 익은 사람은 두리안처럼 나무에서 익어 맛있는 냄새가 나고 인간미가 물씬 풍기는 사람입니다. 덜 익은 사람은 사람으로서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고도 같은 과일 취급을 받는 사람들입니다.

예수가 없는 사람들도 인간의 맛을 알고 사람과 자연의 아름다움에 대한 미적 섬세함과 느낌을 충만하게 가지고 있습니다. 단지 구원에 이르는 그 이름을 알지 못할 뿐이지 그들은 예의가 바르고 자존심을 지켜주는 데 주저하지 않습니다. 예수가 없기 때문에 자신들의 예배와 선행을 통해 죄와 죄책감을 삭감하거나 지워야 하기에 자존심이 너무나 소중한 것입니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박혔으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이라” 갈라디아서신에 바울이 베드로에게 권면한 말씀인데 되 뇌일 때마다 심장의 피가 걸러지는 은혜를 느낍니다. 다 가진 자 바울의 십자가 아래 내려놓음은 그 멋진 남자의 자존심과 소중했던 것이 예수와 함께 살아 새롭게 된 뜨거운 젊은 자의 심장과 끓는 피를 느끼게 합니다. 그런 그의 눈에 양쪽에 다리를 걸고 있는 게바의 외식이 참기 힘들었을 것은 분명합니다. 누구나 자기 삶을 위해 열심을 낼 수 있지만 그것이 예수의 의를 위함인지 내 의와 삶을 위함인지 구별이 되어야 합니다.

속죄소의 언약궤 위에 천사들이 날개를 높이 펴서 덮고 서로의 얼굴이 속죄소를 향하고 있는 장면을 생각해 봅니다. 시은좌 곧 은혜의 자리입니다. 그곳에 임한 하나님의 영광은 거룩을 말합니다. 예수로 덜 익은 사람이라 우리에게 시은좌가 필요함을 미리 아시고 준비케 하신 분. 그러므로 아무개라는 내 이름을 태워드리는 것이 향기가 되기에 거기에 분향단이 있고 상위에 진설병이 놓여진 것입니다. 유감스럽게도 몇몇 우리들은 예수를 태우고도 모자라 재가 되도록 우리의 왕을 살라버리고 그 위에 진설병 대신 내 이름을 놓습니다. 헤롯왕이 로마의 첫 황제 아우구스투스(Augutus)의 헬라 이름인 세바스토스(Sebastos)라는 이름을 붙여 헌정한 것이 “사마리아” 땅이고 알렉산더 대왕의 이름으로 지어진 이름이 ‘알렉산드리아’로 왕들의 이름은 owner and authority가 되어 역사의 길목을 채우는데 사람들은 왕의 왕이 되신 우리 주의 이름을 태우고 그 잿더미 위에 별볼일 없는 내 자존심 덩어리인 ‘설 익은 이름’을 올려 놓습니다. 내가 탄 것이 아니고 내가 죽은 것이 아니라 자연인으로 돌아간 것인가 봅니다.

거룩한 사랑을 모르는가 봅니다. 사랑이 아닌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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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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