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한 악(Pure evil)
명드보라 선교사
헨델의 “Ombra mai fu” 아하수에로왕(Xerxes)의 아리아가 생각나는 아침입니다. 사랑스런 나무들이 내려다 보이는 햇살이 눈부신 아침 부엌에서 밥짓는 따뜻한 하루가 좋습니다
그러나 전철을 기다릴 때 가장 앞쪽에 서있으면 기관사의 우울한 얼굴빛을 보게 되는 것에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늘 어둠 속에서 방향키를 잡고 가는 대표적인 직업이죠. 그 분들이 있어 복잡한 도심에서 제 시간에 등교하고, 출근하는 건강한 순환이 지속됩니다.
역사는 문명이 발달할수록 사람들의 삶이 진보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탐내는 자들의 포식으로 무너지고 또 다른 이름으로 살아내기를 반복했습니다.
동양에서는 양귀비를 최고의 미인에 비하였지만 아하수에로왕(Xerxes크세르크세스)의 비였던 와스디가 얼마나 아름다웠던지 그 용모를 각도의 귀족들과 신하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왕의 마음과 좌절을 에스더서는 기록하고 있습니다. 헤로도토스의 역사기에 보면 당시는 전쟁을 통해 강제로 국가의 통폐합을 하다 보니 각 나라의 풍습과 문화가 섞여 모계사회의 영향이 있었고 성경에도 그런 흔적들이 있습니다.
남편인 왕이 잔치 중이었지만 동시에 왕후 와스디도 여인들을 위한 궁정잔치를 주도하고 있던 중 왕께 나오라는 전갈을 받은 것입니다. 그냥 한가하게 놀고 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만 이에 응하지 않은 사건으로 폐위가 되는 정치적 비운을 맞게 됩니다. 물론 왕의 소견이 아니라 왕을 보좌한 므무간(페르시아와 메디아의 최고 7지방관 중 한 명)이라는 오른팔 같은 이가 계략을 세워 이집트의 나일강위쪽부터 인도까지 120도가 넘는 광대한 제국에 조서를 내려 이 사건을 알리는데, 그 이유는 부름에 오지 않은 왕후의 행위의 소문이 모든 여인에게 전파되면 그들도 남편을 멸시할 것이니 왕후의 자리를 그 보다 나은 사람에게 주겠다는 내용입니다.
지금 그랬다면 SNS와 YouTube를 타고 광속으로 소문이 전세계에 퍼졌을 것입니다. 표면적으로는 모계중심의 기운을 잘라내고 부계를 공고히 하며 정치적으로는 서열을 정하고 왕권을 다진 것이지만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포로된 백성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왕의 마음을 흔들어 준비한 사건 입니다. 이 일로 베냐민 지파 사울왕(이스라엘의 첫 번째 왕)의 후손인 하닷사 즉 에스더가 왕후로 간택이 되어 자신의 종족을 구한 사건이 지금까지도 부림절로 불리며 이스라엘의 큰 명절 중 하나로 지켜지고 있습니다.
사람의 편에서 보면 역사의 전환과 대대적 구명도 한 지도자의 마음의 결정에서 옵니다. 그것이 분노이든 기쁨이든
P국에 큰 지진이 일어난 후 신자들의 남편이 죽고 과부된 여인들의 결혼이슈가 부상하여 선교사님들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 안에서 막 복음운동이 일어나 예수 믿는 사람들이 곳곳에 생겨날 때 한 선교사 부부의 마음에 이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What is church?
사도바울은 사도행전에서 이방인 중에서 하나님께로 돌아오는 자들을 괴롭게 말라고 하였으나 믿음을 가지고 있던 자가 실족하여 다시 영향을 끼치는 일에 대하여는 냉정했습니다.
일부다처제인 P국에서 혼자되어 생계가 막연한 여인을 거두는 것은 선이나, 그 이유로 자신의 또 다른 아내로 맞이하는 것은 다른 아내들에게는 남자의 선을 가장한 순수한 악함입니다. 아하수에로왕의 사랑의 아리아 Ombra mai fu의 대상은 헨델의 노래에서는 에스더나 와스디 왕후가 아닌 평민이었지만 청중은 사실(fact)를 알려 하기 보다 허구의 아리아를 즐길 뿐입니다.
교회는 선과 악의 분별이 잘 되는 곳이라 사람들이 믿었습니다. 그러나 소수의 영적이지 않은 대형 지도력과 분별없는 영향력은 다른 목회자들과 선교사들 그리고 세상에 까지 교회가 작고 큰 기업처럼 보여지게 했습니다. 사람들은 아직도 많은 교회가 건강하며 살아계신 하나님의 역사가 지금 세계 곳곳의 믿는 자들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fact)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많은 영역에서 사람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의 뒤에 pure evil이 선한 이름으로 사람들을 미혹시키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하는 그 무엇들! 교회는 왕도 교회가 되는 것입니다! 교회가 교회되는 일은 물과 성령으로 거듭난 사람들입니다. 거듭남이 가르쳐서 된다고 누가 가르쳤는지 모르겠습니다! 자기 죄성에 구역질을 느끼면 삼키지 말고 토해내야 합니다. 성경지식만으로 예수님께 제대로 돌아온 사람을 한 사람도 본 적이 없습니다! 회개 없는 죄사함은 없습니다. 얼마나 많은 목자들이 성도들과 함께 “주님 임하소서 많은 사람이 이 복음을 듣게 하소서” 기도하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내가 문제입니다. 지도자가 듣지 않습니다!
*선교타임즈 2013년 1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