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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에세이


아름다운 여인들

                                                                                              명드보라

사람들은 자신이 살지 않는 이국에 대한 동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마 그것은 미지라는 이름으로 다가 오기 때문에 더욱 가고 싶은지도 모릅니다. 가질 수 없는 것, 선뜻 갈 수 없는, 만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는 미완의 거리가 도시에 살아가는 사람에게 새로운 길을 떠나도록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여행은 물 속에 비추인 자신을 마주보듯 내면을 길어내는 좋은 시간입니다.  

많이 기도만 해왔던 사람들, 기도편지로만 만났던 사람들 혹은 글을 통해서만 알게 된 사람이 있습니다. 참 가까이 느껴지는데도 서로 만난 적이 없는 그런 사람을 며칠 전에 만났습니다. 그녀도 필자를 처음 보고, 저도 그 부인이 처음입니다. 6년이라는 시간이 되어가는 데 무슬림 공동체에 살고 있으니 늘 인편으로 기도제목만 주고 받다가 만나는 감회는 아주 큰 것이었습니다.

남편과 아이를 통해 주님을 알게 된 그녀는 자신의 이름을 묻는 내게 애 엄마라고 부르라고 했습니다. 점심을 먹고 헤어지면서 좀 더 남아서 식구들끼리 좋은 시간을 보내라는 말에 빨리 집에 가서 꼴을 베어야 한다고 합니다. 남미에서 우리말로 빵을 빵이라고 말하듯, 여기서도 소 먹이가 되는 꼴이 꼴입니다. 자신의 소도 먹이고, 한 나절 베어 내다팔면 우리 돈으로 700원을 받는데 하루 품삯이기도 합니다.

푸른 풀밭과 폭포와 그림 같은 숲이 있는 그 동네는 여행자들에겐 눈을 시원하게 하는 마을이지만, 산골마을에서 태어나 거기서 결혼해 아이 낳고 사는 부인에게는 자기가 매일 하던 일과 소가 밥 때를 놓칠까 마음이 분주해졌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여정에서 시골여인 그녀의 좁은 세계 그러나 그것이 전부이고 다른 길은 관심도 없는 그녀, 문맹이라 성경을 읽을 수 없는 수에게 말씀을 읽어주면서 그 여인을 통해 내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남편과 아이와 소 한 마리와 몇 안 되는 이웃 사람들이 그녀의 전부였지만, 주 예수를 믿는 남편을 따라 믿음의 식구가 된 여인.

수 엄마의 700원 짜리 일당과 소를 돌보는 일을 하지 않으면 마음이 불편한 것처럼, 우리에게도 모양은 다르나 해야 할 일 돌보아 할 사람들이 있습니다. 단지 그녀에게는 남편이 큰 사람이고 예수는 더 위대하신 분이라는 것 입니다.

순박한 여인을 사랑하시는 주님의 마음을 읽고 돌아오는 길에 한국에서는 너무도 쳐져 보이는 남자들의 어깨가 여기서는 참으로 커 보인다는 것입니다. 불완전한 배우자, 좀 숨 쉴만하자 다른 여자에게 마음을 준 남편을 용서하고 그를 덮어주고 다시 사역자로 서게 만든 시골여인 수엄마.

오늘은 웬지 주님이 하신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엘리야 시대 3년6개월 온 땅에 가뭄이 들었을 때 이스라엘에 수 많은 과부가 있었지만 이방 시돈땅 사렙다 과부에게 엘리야 선지자가 보냄을 받았다는 말은 선지자가 자기 고향에서 대접을 받지 못한다는 말 끝에 인용하셨습니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을 인정해주는 사람이 아름답습니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을 존경해주는 사람이 멋있습니다.

마리아의 영혼으로 부르는 노래를 생각해 봅니다.
“내 영혼이 주를 찬양하며
내 마음이 하나님 내 구주를 기뻐하였음은
그의 여종의 비천함을 돌보셨음이라…”

마리아도 시골여인이었고 스스로 비천하다고 했지만 여인 중에 가장 축복받은 자입니다.

공책 한 권 값이 하루 품삯인 가난하고 힘없는 생활이지만 그 집의 가장은 큰 사람 입니다.
행복한 남자입니다. 불완전한 그 모습을 깊이 품어준 한 여인으로 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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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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