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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에세이

Love never fails


                                                                          명드보라


“힘있게 사역하는 주의 종은 실패하지 않을까?”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해 보았을 질문이다. 사실 누구보다 실패의 문턱에 가까이 서있는 사람들일 수 있다. 그럼에도 누구보다 실패할 확률이 적은 데 그 희박한 확률의 한 쪽에 우리 중 한 사람이 있었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선거에 당선된 동역자 N은 정부에서 관리하는 프로그램 캠프를 다녀오더니 사람이 달라졌다. 예수 믿는 것을 지위상승에 이용하는 것과 지위상승을 받아들이는 것의 차이를 알지 못할 사람이 아니었는데 말이다. 어느 분야든 누군가 가지 않은 길에 개척자로 서 있는 사람들이 외로운 것은 Role Model이 없기 때문일지, 아니면 진리만이 주는 바른 분별력을 뒤로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내면의 소리와 협상하기 때문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아마 그가 또 몇 달이 지나 멋 적은 듯이 찾아와 악수하고 잘못했다고 말하면, 우린 별 말없이 “돌아왔군요” 라며 받을지도 모른다. 그는 좋은 사람인데 단지 물질의 유혹과 그 작은 자리에도 약한 것이 흠이다. 가족처럼 우릴 생각했기에 온갖 모습을 다 보여주었는지도 모른다. 우린 서로의 습관을 너무 잘 안다. 그는 아침 여섯 시가 되기를 기다렸다 전화를 건다. 그러나 당분간은 잠옷 바람으로 혹은 머리를 감다가 허연 샴푸 물을 뚝뚝 떨어뜨리며 있는 힘을 다해 전화통으로 달려가는 일을 하지 않게 될 것 같다.  


선교 현장에선 본국에서 예상치 못했고 원하지도 않았던 일들이 일어난다. 한 번도 만나지 못한 문제들과 들어 본 적도 없는 사건들이 터지면 기도와 말씀으로 다시 들여다 본다. 그 순간의 내 감정과 내 판단은 천칭의 추가 될 수 없기 때문이라서가 아니라 모든 걸 사랑으로 덮고 치료하고 고치려고 나서는 걸 육체가 따라오지 않기 때문이다. 피조물이 가진 하나님의 완전하신 형상이 원죄로 상처를 입은 흔적들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이성의 이력이나 가족 배경과 삶의 내용을 맞추어보지 않으면 사랑에 빠지지도 못하는 경향이 있다. 나와 사랑할 만한 존재일 때, 사랑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고 거기에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임하기를 기도한다. 고린도 전서 13장에 모든 것이 그치고 사라질 때 우리가 살아가며 행하던 불완전한 것이 그친다고 했다. 그러므로 이런 부분적이고 이기적인 사랑이 영원할 리 없다. 사람에겐 마음으로 빚은 길이 있다. 마음의 길은 언어로 빚은 길이 아니라서 마음으로 다가오는 사람에게는 언제나 열려있다. 지금은 희미해서 잘 알 수 없지만 영적인 사역처럼 우리의 계획이 일하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이 우리 안에서 일하듯이 사람의 마음도 서로에게 읽혀지기 때문에 완전한 것이 오는 그 때는 방언도 필요 없어 그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 뜨거운 태양 아래 하나님의 존재로 숨쉬는 하루도 그래서 아름다운 그 분의 선물이라고 고백하고 싶다.


언제나 혼자인 듯 일을 하다 보면
뒤에 조용히 서계신 당신을 느낍니다
때로 내가 아무 말없이 울고 있을 때
당신은 내 소리 없는 눈물을 아십니다

아, 주님 난 어떡해요
이런 일은 처음인데요
무겁게 서성이는 내 걸음 뒤에서 당신은
팔을 벌려 가벼이 웃으십니다

혼자가 아닌데 말할 사람이 없는
혼자가 아닌데 이야기를 못하는
우리는 누구나 혼자가 아닌데
아이처럼 물어보기에 너무 어른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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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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