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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에세이

Smell the small snowdrift
                                                                         명드보라

'I give you my destiny'
어제 “only hope”이란 영화음악을 듣다가 참 아름다운 가사와 멜로디에 젖어 시간을 좀 보냈습니다. 이곳 녹양의 가로수가 마치도 frozen rain이 내린 미 중북부와 비슷한 정취와 풍경을 만들어낸
한창 추웠던 어느 날

바람에 쌓인 눈 더미가 아침 태양에 빛을 내는 그 상큼한 냄새를 열대에서 일하시는 선교사님들께 적어 보냅니다. 플라톤의 동굴의 예화가 생각납니다. 사람이 진리를 인식하는 것은 동굴의 어둠 속에서 가능성을 찾아 내는 것이라고 말한 그 사람과 더불어 떠오르는 것은 플라토닉 사랑(platonic love)입니다. 그것은 관념으로 시작에서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고 간직하거나 그치는 사랑입니다.

우리는 참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지만 행동하지 않는다면 이루어보지 못한 아름다운 사랑으로 시간에 갇혀버린 자기만의 동굴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거기에 다른 이는 알 수 없는 작고 순결한 눈 더미를 쌓아둔 채

세상엔 셀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것들이 있지만 사람들은 그것을 내 것으로 소유하는 것에 망설입니다. 아름다운 광경을 만났을 때 즐길 수 있는 마음과 또 이것을 나눌 친구가 있다는 것은 크나큰 축복입니다. 또 사람과 소유로 인해 고통을 받을지라도, 그 사람 때문에 주님은 나를 단단하거나 혹은 물렁하게 만지시고 계시는 것으로 내 안을 정리해 버리면 사단은 나를 황폐하게 무너뜨리는 무기로 사용하려 했다가 힘을 잃어버리게 되지요. 소리 없는 이김은 얼어버릴 듯 추운 날씨조차도 프로즌 레인의 갇혀진 환경이 아닌 동화처럼 빛을 내는 풍경을 선물로 받는 기쁨을 줍니다.
  
차고 매서운 바람에 태양이 녹인 눈의 살빛 수정체가 겹을 이루어 쌓여가다 가라앉은 그 풍경이 주는 냄새라니!

며칠 동안 쏟아진 눈 위로 살얼음 바람이 불 때 그 눈의 결정들이 나뭇가지에 걸려 주저 앉습니다. 우리도 같은 경험을 하며 삽니다. 살을 떼어내듯 아픈 시간들과 수없이 얼었다 녹아버린 냄새를 가진 사람의 영혼과 마주할 때 호흡이 불편했다가 다시 내가 그 영혼의 어떤 구석을 만나도 그 사람의 겨울냄새를 안아 줄 때 느끼는 평온함은 snowdrift가 매서운 바람 속에서 환상적이고 미적 시계를 선물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의 가시를 품지 않고는 그에게 찔려본 적 없이, 주님의 가시면류관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사람의 가시들까지 품어버리면 내 살에서 피가 흐르지만, 그 영혼의 상처는 서로를 품었을 때 그 가시가 녹기 시작합니다.

사춘기에 알게된 헤르만 헷세(Hermann Hesse)의 ‘라틴어학생’이라든지 ‘카멘친트’는 수 많은 독일병사들에게 영향을 준 ‘데미안’ 못지 않게 제가 선교사로 길을 떠나는 것에 가벼움을 실어 준 인물들입니다. 비록 헷세는 끝없이 방황했고 자신과의 싸움에서는 쉽게 넘어지는사람이었으나 선교사의 아들로서 많은 사람들의 삶에 따뜻한 흔적을 남기고 있지요.
물방울 냄새, 눈의 풍경과 길의 냄새, 산의 시야까지 ‘still belong to my eyes’ 혹은 걸어야 할 길을 내다보며 ‘will belong to me’라고 말한 헷세(Hesse)다운 감성을 생각하며 함께 느끼고 싶어 몇 줄을 찾아보았습니다

Yet my gaze can still choose
How secretly it breathes out of its blue valleys
How my heart beats with it!
The world has become lovelier
               (mountain pass중에서)

지금 북아프리카와 중동 무슬림들 안에 큰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전도자의 산을 넘는 발로 기도의 눈 더미를 뿌린 땅입니다

저들의 함성이 피의 바람이 아니게 하소서
진리를 가져본 적 없던 오랜 시간의 족쇄를 풀어주소서
국경과 생각과 고통을 넘는 자유의 숨결로

‘How secretly it breathes out of its blue valle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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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03
15:25:07 (*.149.4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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