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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에세이

<로뎀나무아래> 두 번째 토기장이
명드보라

두 번째 토기장이

                                                                                                          명드보라

며칠 전 현지인 지도자 그룹과 합숙훈련을 마치고 내려오신 몇 분의 가깝게 지내는 선교사님들과 아침식사를 할 때였다. 필자만 빼고는 모두 남성이었다. 그런데 누군가 “난 여자가 무서워졌어!” 라는 솔직한 말에 순간 침묵이 흘렀고 다른 분이 그 선배의 말이 난감하게 들리지 않도록 거들었는데 더 찬란해졌다. “나는 예전부터 여자가 무서웠어요!”

또 다른 분이 말하기를 여자들은 절대 잊는 법이 없단다. 한 번 매듭이 지어진 일은 평생 안 풀고 읊어댄단다(한 번 받은 사랑도 절대 안 잊는다). 그날 아침식탁 대화에서 나는 여전히 비밀스런 두 가지를 깨달았다. 첫째는 여자를 빚는 두 번째 토기장이가 남자라는 것을 어떤 한 분은 아직 느끼지 못하시는 것 같았고, 둘째는 하나님은 우리에게 “너는 내 백성이라. 너는 내 것이라” 하시지만 東에서 西가 먼 것처럼 죄와 허물은 아예 기억도 하지 않으시겠다는 데, 어째서 하나님보다 상당히 덜 총명한 여성의 기억은 남편 목사님이나 선교사의 성화에 도움이 하나 안 되는, 하나님도 버린 허물들을 전자사전처럼 기억 속에 자동 입력해 놓고 이니셜(Initial)만 치면 고구마 줄거리 잡아당긴 것처럼 모두 뽑혀 나오느냐는 것이다. 아마 남편이나 동역자가 ‘내 것이 아니라’서 그런 것 같다. 그 분들은 하나님의 것이기에 설교하실 때 아내들이 더 긴장하고 청중이나 설교자보다 본문을 줄줄 외우는지 모른다.

모두 아는 것이지만 사랑은 그의 전부를 알기 원한다. 거의 그 사람에게 중독이 되고 다른 이성에게는 치매증상까지 간다. 한 달 전 어느 목사님 내외를 만났을 때다. 예배시간에 사모가 졸았다고 청중 앞에서 일으켜 벌을 세웠다는 소리를 사모님께 듣고 놀랐다. 아무리 사랑을 하셔도 그렇지, 여자는 그런 남편들이 무섭다.

선교 현장은 어떤 의미에서 팀 사역이 아니면 현대판 사사기의 연장이다.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자율권을 가지고 일한다. 그래서 가까운 사람의 허물에 관대해야 성숙하고 편하게 사역할 수 있다.

성경의 긴 역사 속에서 하나님은 대부분 남성 족장들과 지도자들과 선지자들과 제사장들과 사도들을 부르셨다. 여성들은 인구조사에서도 제외되었다. 그럼에도 사사 시대나 메시야(Messiah)의 동정녀 탄생이라는 특별팀을 편성 하실 때 여성을 부르셨다. 선교사의 절반은 여성이다. 부르심과 은사에 따라 안수가 필요한 분들도 있다. 이 말은 남성영역의 당위성을 허물자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 역사의 축은 남성에게 주어졌고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그 자리는 예외는 있지만 불변이다.

많은 사람이 빠르게 왕래하며 지식이 많아지는 다니엘서 12장의 마지막 때 모습이 지금 같아서 선교사들은 조급해 지는 지도 모른다. 그래서 남녀 구별 없이 동역이 절실하다. 이런 다양성 속에서 변화와 시간의 흐름에 여유를 가질 수 있는 방법은 경건밖에 없다. 경건한 남성은 천사보다 더 빛이 난다. 그 손으로 빚어내는 것들은 자기 것이면서 함께 즐겨보는 값진 보물이 된다. 부르심 따라 서 계신 세상의 변방이 하나님 나라에선 중심이 되는 이치다.



[Man is a uniquely created being. Man is a peculiar being, apart from all other creation, a creature in the image of God, an intelligent, volitional, emotional personality perfectly related to God….] George W. Peters
사람(남자)은 독자적으로 창조된 존재다. 사람(남자)은 고유한 존재이고, 다른 모든 피조물과 달리 총명하고 의지적이고, 하나님과 밀접하여 정서적으로 완전한 인격을 갖춘 하나님의 형상 안에서의 소산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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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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