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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에세이


사람을 아름답게 하신 그 이름

                                                                             명드보라

우리는 자기의 가장 약한 것 때문에 좌절할 때가 있다. 무엇인가 나를 끌어내리고 절망케 할 때이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습관적인 죄를 짓는다. 다만 우리가 살고 있는 문화와 사회 속에서 그것이 죄가 아닐 수도 있거나 스스로 견딜만하다고 무마하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살인. 강간. 사기. 강도. 도둑질이 아니면 좀 낫다고 생각한다. 누가 이런 더러운 것들을 습관적으로 하겠는가?

그러나 사람의 생각 속에서 의식과 무의식의 벽을 마음대로 드나드는 것은 이런 끔찍한 것들을 포함해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것들이 있으며 이들의 정체는 이유 없음을 포함한 이유를 가진 변명이란 이름이다. 자신도 모르게 잠재해 있던 것들이 직장에서 학교에서 친구들 간에 태도와 거부감으로 일어난다. 자기변호와 보호에 능한 것이 사람이라 예의를 지키는 사람은 고개를 숙이고 상대방을 높이면서 자신을 살려놓는 법을 본능적으로 안다. 다혈질인 사람들 중에 의외로 순수한 사람들이 많은 것은 “그 더러운 짓을 나도 하지 않았는데 너는 하네!”이기 때문이다.

사도바울이 자신을 벌레라고 고백했고, 지혜서에 이름이 올라간 아게의 아들 아굴은 자신에 대해 말하기를 “나는 다른 사람에게 비하면 짐승이라 내게는 사람의 총명이 있지 아니하니라”는 잠언의 고백을 생각해 보면 다른 사람에게 진리와 지혜를 논하는 사람의 입장이 그럴진데 보통사람은 자신의 본능이나 유익에 더 충실할 수 있다는 함축적 암시가 들어가 있다. 좀 더 아굴의 잠언을 읽다 보면 그 당시 솔로몬을 비롯한 지혜 있는 지도자들을 의식하고 자신을 낮추어 적은 글로 보인다.

사람이 모인 곳은 아름다움과 더불어 상반되는 극지가 공존한다. 누구나 항상 아름다울 수도 없고 악한 사람이라 여기는 사람도 늘 악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당시 환경과 조건과 한정된 시간 속에 놓여있는 누군가가 선택한 것이 악했던 것이다.

인도네시아인들과의 삶과 교제 가운데 자신의 약한 것을 이기지 못해 죄를 짓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종교에 관련된 문제라기보다 전반적인 인니인들의 세계관이 대중 문화의 공감대를 만들고 그 안에서 어떤 불미한 일을 자행하거나 당해도 그렇게 힘들어하지 않는 걸 볼 수 있다. 힘과 지위를 가진 사람은 그의 위치에서 아랫사람과 외국인이 만든 프로포잘도 이름만 바꾸어 자신의 이름으로 진행시키는 걸 보았다. 힘도 없고 가진 것도 없는 계층의 사람들은 가진 자의 것을 나누어 가졌다라고 스스로에게 답을 줄 뿐만 아니라 발각이 되었을 경우 제 삼자를 불러 중재를 시켜 자신의 행위에 대한 무거움을 변명이라는 출구를 통해 경감시켜 놓는다.

아마 이런 것은 아시아적인 문화이고 또 기원전 구약시대에서도 자신의 누이를 강간하고 버린 배다른 형제에게 복수를 하고 피신했던 다윗의 아들 압살롬의 경우가 유명하다. 압살롬을 그리워하는 아버지 다윗 왕의 마음을 읽은 신복 요압이 지혜로운 여인을 불러 상복을 입힌 후 다윗 왕에게 보낸다. 은유적이고 회화적인 이야기를 통해 형제 살인죄를 백성과 왕에게서 무마시키는 명분을 만들어내어 복수의 피를 흘리지 않게 왕을 하나님께 맹세시키는 것을 보면 삼자의 개입이란 법망을 벗어나게 하는 희석의 문화인 것 같다. 왕이 보고 싶다고 해도 살인죄가 있는 아들을 곁에 불러들이면 백성들 앞에 공의가 없는 지도자가 되는 것이고, 자비를 구하는 여인에게 용서의 판결을 내렸기 때문에 왕의 태도는 서민의 목숨 값도 귀하게 여긴 판결이 된다. 이 일은 수순에 무리가 없이 왕자도 구명시키도록 요압이 왕의 마음을 읽어낸 모사의 결과가 되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살려놓았어도 압살롬의 성정이 야망에 불타는 사람이었기에 이후에 왕위에 대한 욕심으로 결국 비참한 죽음을 맞게 된다.)

중근동의 고대 문화부터 시작된 것 외에도 자바 섬에 제 삼자의 문화가 있다. 즉 anak buah를 두어 총무나 집사처럼 일을 대행해주도록 하는 것이다. 비근한 예로 신문광고가 아닐 경우 직원을 고용하거나 쁨반뚜 루마땅가를 구하려고 해도 자신이 직접 오지 않고 제 삼자와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직접 이야기를 했는데도 소개비를 주어야 하거나 나중에 말썽의 소지가 생기면 그날 왔던 제 삼자에게 이야기를 해서 조치를 취하겠다는 중간장치를 늘 마련해 놓는다. 하다못해 집을 구하러 다녀도 허가도 없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나타나 집을 소개하고 수수료를 챙긴다. 돈에 관련된 문제에 좀 똑똑해진 많은 인니인들은 매매를 원할 경우 집 앞에 아예 Tanpa Pengantara (중개인없이)라는 말을 적어놓기도 한다. 그 말은 수수료를 낼 필요 없이 주인과 직접 네고를 하는 매매라는 편리성이 돋보이는 거래다.

제 삼자는 인격과 인격이 개입되는 곳에 필요하고, 서로 마찰을 줄이고 오랜 동역을 이루기 위한 좋은 장치인데 간혹 사람들이 이를 오용하는 경우도 있다. 처음에는 다소 번거롭게 여겨지지만 사람관계에서 오해가 생길 때, 물론 그 오해라는 것이 두 사람 다 가질 수도 있고 한 사람의 일방적 시선이나 마음일 수 있지만, 중재자가 있다는 것은 얼굴을 붉히지 않고 일을 좋게 마무리 하겠다는 선한 의도이기도 하다.

힘있는 사람의 편을 들어주는 중재자는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는 것이니 믿음이 있는 것처럼 보여지는 것과 불공정함의 죄를 더하게 된다. 도적질하는 사람의 모의를 듣고 눈감고 귀를 막으면 도적과 짝하는 자이며 자기의 영혼을 미워하는 자라고 성경은 말씀 하신다. 이런 일에 동조하면서 양심에 가책을 받아 하나님께 은혜를 구하는 자가 많다고 잠언기자가 말하고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가 때로는 너무 멀어서 차라리 그라는 존재가 남극의 얼음 숲에서 혹은 내가 그 숲에 들어가 나오지 않았으면 할 때가 있다. 그러나 가깝다고 느끼면 옆에 앉아 있어도 그 가까움이 충분하지 않다. 무언가 선한 감정표현을 하고 자신이 가진 것을 같이 나누고 싶어한다.

아담의 원죄 이후 사람 속에는 선함과 그것을 유지하는 것에 의지력을 잃어버리는 약한 구석이 공존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아름다운 사람들 속에는 공통적으로 지.정.의의 균형이 유지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사람은 세상의 가장 아름다운 노래보다 더 아름다운 존재이고 세상에 존재하는 불가사의한 비밀들보다 더 신비로운 존재로 창조되었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만들어져 존재하는 것들을 다스리기에 충분한 지혜를 받았다. 그러나 죄와 허물이 마음에 요동칠 때 아름다운 것을 보존하는 지각을 잃게 된다. 그것을 파괴하고 싶고 자기화하고 싶은 마음에 충만해지기 때문이다. 인류 최초의 죄의 결과는 미루는 것 즉 변명에서 시작되었다. 누구에게 미루는 것을 죄라고 여기는 이유는 아담에게 선악과를 따 먹었냐고 물었을 때 자기의 여자 하와가 먹게 했다고 말했고, 하와에게 물었을 때 뱀이 유혹했기에 따먹었다고 했다.

내 의지가 아닌 누구 때문에 내가 그리하였다 라는 책임전가는 탐스러운 금단의 열매를 따먹어도 된다는 유혹 후에 눈이 밝아져 알게 된 것이다. 즉 제 삼자의 개입은 좋게 시작된 문화유산은 아니다. 그러나 하나님 자신이 인간의 모습을 입고 성육신 하신 예수 그리스도는 창조주와 사람 사이의 죄로 막힌 담을 화해로 허물기 위해 낮은 자리로 오신 것이다.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인도네시아의 문화가 내가 살아온 습관화된 문화에 맞지 않는 것이 많지만 느리며 의와 멀어 보이는 문화일지라도 그것을 선한 의도로 바꾸어 쓸 수 있는 것은 오직 우리에게 놓인 아름다운 선택이다. 남이 버린 것, 남이 사랑하지 않는 사람 곁에 힘없어 보이나 함께 선 당신이 정녕 아름다운 예수이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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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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