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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에세이

남자가 모르는 여자, 교회가 모르는 교회

                                                          명드보라 선교사

인생을 몇 개의 계절로 생각해보니 몸을 앓았던 밤 같은 시간이 제게 여름이었습니다. 요 며칠은 비가 오지만, 뜨겁고 목마르고 마음 속에 있는 것을 드러내도 부끄럽지 않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 것은 아픈 몸도 일으키는 힘이었습니다. 육신의 밤이 길고 힘들수록 영혼의 새벽을 기다렸던 시간.

해가 오르면
꿈도 일어나
어제를 씻는다
낮게 핀 풀꽃
잔 흔들림 같이
또 하루의 삶
등은 붙었지만
내 꿈은 일어난다
일.어.난.다

요즘 논문 준비하면서 선행연구고찰을 위해 지난 역사의 사상가들의 저술을 훑어 보다가 문득 하나님 없는 사람들이 이런 인문학에 빠지면 정말 주님을 만나기가 어렵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사람이 자연인 상태에서 갖는 꿈은 그 사람이 원하는 것을 가져다 주지 못합니다. 그것을 이루면 또 다른 공복이 밀려오죠.

1960년대 어느 가난한 시골 농부가 상경해 종로 시장에서 돈을 벌어 당시 졸부가 되었지만 돈을 쌓고 쓸 줄도 모르는 그의 소문을 들은 사람들의 잦은 출입을 지켜보는 한 아이의 눈에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것이 무엇일까?’ 라는 질문이 끊어지지 않았습니다. 배우고 덕망 있어도 가난하면, 생각도 눈물도 없는 재물의 뒤에라도 줄을 서고 싶어하는 세상은 어제도 오늘도 다르지 않습니다

어떤 남자분들은 이혼을 하면서 하는 말이 아내가 예수를 믿더니 교회에 빠져서 라는 말을 합니다. 남자들이 모르는 여자! 아내는 남자가 내 사람으로 보이지 않을 때 이혼을 결심합니다. 쉽게 말하면 사랑 받을 수 없게 되면 이라는 표현이 정확할 것 같습니다.  너무 많은 기독교인들이 이혼을 하는데 강단의 말씀이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은 내용 없이 이혼하지 말라고만 말하기 때문입니다.


성경이 이혼을 막는 이유는 거룩한 삶에서 벗어나는 것을 가장 염려합니다. 길가에 버려진 유기견과 같이 힘없이 버려지고 인생이 망가질 현실을 우려함입니다. 반대로 결혼의 울타리 안에 있지만 어떤 사람을 계속 망가뜨리고 있다면 결혼이라는 외식(hypocrisy)중 입니다.

교회가 생명을 살리고 보존하는 일에 부르심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 지금처럼 세상 속에서 자기 중심적 행보를 계속 유지한다면 교회라는 이름의 외식(hypocrisy)중 입니다. 지금처럼 하는 게 무엇이 잘못되었고 어떻게 고쳐야 할지 모른다고 한다면……
  
오래 전 ‘이스탄불의 시’를 처음 읽었을 때 호기심과 시의 내용이 T.S. 엘리어트의 ‘황무지’만큼이나 피부에 닿지 않았던 그 불연의 마디에서 뜻을 알지 못해서 접었던 기억이 올라옵니다. 눈물없이 빵을 먹고 있는 사람에겐 먼 나라 이야기입니다. 나 아닌 다른 사람의 배고픔과 고통에 절망해본 적이 없다면 우린 여름 밤이 얼마나 짧은지 지나야 알게 될 것 같습니다.

몸이 아팠을 때 곁을 지켜주신 분들에게 이 짧은 시를 바칩니다

(생일을 축하하며, 너 없었음 긴 시간이었을 내 생애에
네가 나에게 비처럼 왔다 가서…
너의 냄새로 젖어버린 나는
멱을 감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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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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