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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에세이

[로뎀나무 아래 ]꽃들도 바깥을 보아야 핀다

                                                       명드보라 선교사

 

사피니어가 작년 장마에 썩어서 뽑아냈는데 그 흙을 버리지 않고 한쪽에 두었더니 다시 싹을 내고 분홍색 꽃을 피워냈습니다. 기특해서 창가에 걸어두었더니 갑자기 꽃들이 앞을 다투어 피기 시작했고 물을 주고 나서 깜빡 잊고 밖이 보이지 않는 아래쪽에 두었더니 피었던 꽃들이 그만 모두 오그라 들었습니다.

서기 64년경 로마에 난 대 화재는 알려진 대로 네로 황제가 만든 피의 역사입니다. 황제가 로마를 불태우고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들의 소행으로 전가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무고한 피를 부르는 박해를 피해 성도들은 본도, 갈라디아, 갑바도기아, 아시아와 비두니아로 이주하여 나그네의 삶을 자초합니다.

이 죽음을 피한 나그네들을 위해 편지를 쓴 사람은 다름아닌 예수님의 제자 베드로였습니다. 월드컵이 한창 달아오르면 손흥민, 기성룡, 호날두, 메시의 이름이 팬이 아니라도 머리에 박히는데 얼마나 무서운 피흘림이 있었기에 베드로조차 택하심을 받은 성도라는 표현 앞에 ‘예수 그리스도의 피 뿌림을 얻기 위하여 택하심을 받은 자들에게’ 편지를 보낸다고 하였을까요.

직접 당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그 불행과 무서운 결과를 잘 느끼지 못합니다. 당시 로마는 제국의 중심이었고 그 안에 사는 그리스도인들은 다른 지역과 달리 문명의 중심에서 여러 모양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오늘 하루의 안위를 보장 수 없는 공포에서 벗어나려 탈출한 성도들에게 그는 ‘산 소망’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우리를 거듭나게 하심은 산 소망이 있게 하시며 썩지 않고 더럽지 않고 쇠하지 아니하는 유업을 잇게 하시는데 이는 이같이 분투하는 성도들을 위해 하늘에 간직하셨다고 했습니다.

어제는 일이 있어 동대문 쪽에 가게 되었는데 서울 한복판에 이런 곳이 있을까 할 정도로 슬럼(slum)한 곳이었습니다. 지나친 길가 교회는 아주 깔끔하게 지어져 있었습니다. 보기에 좋았고 이런 좁은 골목 사이에 있으니 사람들의 쉼터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얼마를 지나 재래시장을 따라 언덕길을 오르니 절벽 같은 곳에 조개껍데기처럼 집들이 붙어있었습니다. 만약 바위에 균열이 생겨 무너지면 아래에 사는 사람들은 무사하지 못할 것 같았습니다. 대문을 열어주어 들어가보니 사람이 살 수 없는 좁고 어두운 방들 그 위에 성구가 적힌 것을 보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어른들은 생계 때문에 일을 하러 나갔습니다. 열심히 일하고 주일날은 번듯한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헌금을 하겠지요. 그렇게 생긴 반듯한 교회가 주님 앞에 그리스도의 피뿌림을 생각한다면 이 사람들을 구제해야 합니다.

그들은 교회증축에 헌금했을 것입니다. 자기가 살 집을 위해 돈을 들이지 못했을 망정 하나님의 성전을 위해 힘들게 번 것을 드렸을 것입니다.

우리는 쉽게 은혜를 말하며 주님의 은혜가 임하길 바란다고 서로 덕담을 주고 받습니다. 은혜가 무엇입니까 어떻게 오는 것입니까 마음의 허리를 동이고(prepare your minds for action) 근신하여 예수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때 우리에게 가져다 주시는 것이 은혜입니다. 예수님의 제자 베드로는 “너희가 거듭난 것은 썩어질 씨로 된 것이 아니요 썩지 아니할 씨로 된 것이니 살아 있고 항상 있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되었느니라”고 합니다. 어제 동대문에서의 일은 서울시가 예산 책정을 했다가 동결하여 개선될 여지가 불투명하니 그곳 지역 교회들이 모여서 행동하면 좋겠습니다.  

지천으로 꽃을 필 수 있는 사피니어도 밖을 볼 수 없다면 꽃을 피우지 못합니다. 교회문밖의 성도들의 물리적 정신적 빈곤을 집행력 있는 담임목사님과 장로님들이 심방하여 살필 수 있다면 성삼위 하나님의 역사가 일어날 것입니다. 교회가 능력을 회복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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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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